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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사람도 범죄자 만드는 가짜 뉴스

BY.천부교

학교 앞 승합차는 모두 유괴범인 양 학부모가 만들어낸 SNS 괴담으로 학교, 경찰 휘둘리고 불안감만 증폭시켜

6월 28일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교감은 이 지역 천부교회 대표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지난 6월 20일 학부모들 상대로 발송한 문자가 가짜 뉴스로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엉뚱한 피해를 입은 교회에게 교감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학부모들에게 정정 문자를 보내는 등 사태 수습에 진땀을 흘렸다.

“애들 꼬셔서 봉고차 태워 간다네요. 너무 무서워요~” “초등학생들은 뭣도 모르고 당할 것 같아요.” 6월 20일과 21일 인터넷 까페와 밴드 등 시흥시 학부모들이 활동하는 SNS에 ‘봉고차 유괴범’에 대한 글이 수십 건 게재되었다.

괴담의 최초 유포자는 학부모 폴리스였다. 학부모 폴리스는 관할 경찰서와 연계해 학생들의 등하교 및 안전 지도를 맡는 단체다. 학부모 폴리스는 맘까페(특정 지역의 어머니들이 가입하는 인터넷 까페)에 올린 글에서 특정 교회가 아이들을 무조건 봉고차에 태워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 했다.

아이들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학부모들의 특성상 괴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갔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한 초등학교가 맘까페 내용과 동일한 취지로 학부모들에게 발송한 문자였다.

특정 교회를 위험 단체로 지목하며 학생들에게 절대 따라가지 말 것을 권고했던 것이다. 이때부터 학부모들 사이에 불안감이 팽배해져 시흥경찰서와 시흥교육지원청에 민원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사태가 커지자 시흥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서는 직접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학부모 폴리스에 알렸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교회에 갔고 학부모가 교회와 직접 연락했으며 따라서 유괴 괴담은 사실이 아니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교회에서는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승합차를 제공했다가 오히려 유괴범이라는 가짜 뉴스에 시달렸던 것이다.

한편 시흥시교육지원청에서는 종교 중립의 의무가 있는 학교에서 특정 종교를 위험 단체로 지목한 것은 중대한 의무 위반으로 파악했다. 해당 학교에 대해서 사태를 바로잡을 것을 권고하고, 시흥 지역 초등학교 전체에게 종교 중립의 의무를 준수할 것을 지시했다.

결국 SNS에서 만들어 낸 괴담 하나가 교육청과 경찰, 일선 학교까지 뒷수습에 나서야 할 정도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개인 연락처까지 공개되어 유괴범 누명을 쓴 교회였다.

교감이 머리 숙여 사죄하고 학부모들도 잘못을 인정했으나 괴담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는 수습되기 어려워 보였다. 사실 확인 전에 자극적인 내용을 먼저 전파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이 일상화된 사회, 피해에 비해 가벼운 처벌만을 규정한 법규범 아래에서 가짜뉴스와 괴담이 근절되어야할 것이다.

찬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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